2026년 봄, 극장에서 SF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17과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둘 다 원작 소설 기반이고, 둘 다 우주가 배경이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체감이 완전히 다른 영화다.
미키17은 죽고 또 태어나는 소모품 인간의 이야기이고,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기억을 잃은 과학자가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다. 장르는 같은데 결이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영화가 맞는지, 둘 다 볼 시간이 없다면 뭘 먼저 봐야 하는지 정리했다.
두 영화의 기본 스펙부터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 항목 | 프로젝트 헤일메리 | 미키17 |
|---|
| 감독 | 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 봉준호 |
| 주연 | 라이언 고슬링 | 로버트 패틴슨 |
| 원작 | 앤디 위어 동명 소설 | 에드워드 애슈턴 «미키 7» |
| 러닝타임 | 2시간 36분 | 2시간 17분 |
| 로튼토마토 | 95% (관객 98%) | 72% (관객 65%) |
| CGV 골든에그 | 99% | 78% |
| 개봉일 | 2026년 3월 18일 | 2025년 2월 28일 |
평점만 보면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압도적이다. 다만 미키17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사회풍자적 색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측면이 있다. 단순히 평점만으로 비교하기엔 장르 결이 다르다.
둘 다 우주 배경 SF지만, 관객이 느끼는 감정선은 정반대에 가깝다.
- 프로젝트 헤일메리: 과학 퍼즐 + 버디무비. 기억을 잃은 과학자가 단서를 하나씩 복원하면서 외계 생명체와 우정을 쌓는다. 유쾌하고 따뜻한 톤이다. «마션»을 좋아했다면 거의 확실히 맞는다.
- 미키17: 블랙코미디 + 사회풍자. 죽을 때마다 복제되는 소모품 인간의 이야기다. 봉준호 특유의 계급 비유와 기묘한 유머가 섞여 있다. «기생충»이나 «설국열차»에서 느꼈던 불편한 웃음이 떠오르는 영화다.
쉽게 정리하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극장 나올 때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고, 미키17은 극장 나와서 한참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취향과 상황별로 어떤 영화가 맞는지 정리했다.
- 데이트 영화로 보려면: 프로젝트 헤일메리. 무겁지 않고 마지막에 따뜻하다. 대화 소재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 혼자 몰입하고 싶다면: 미키17. 봉준호 특유의 층위를 씹으면서 볼 때 제맛이다.
- 과학 좋아하는 사람: 프로젝트 헤일메리. 실제 과학 원리 기반 설정이 촘촘하다. 과학 덕후라면 감탄할 디테일이 많다.
- 영화의 메시지가 중요한 사람: 미키17. 노동 착취, 인간의 가치, 시스템 안에서의 개인이라는 주제가 깔려 있다.
- 아이와 함께라면: 프로젝트 헤일메리. 외계 생명체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같이 볼 수 있다.
둘 다 좋은 영화지만 TPO가 다르다.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보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흥행 수치도 두 영화의 포지션 차이를 잘 보여준다.
- 프로젝트 헤일메리: 개봉 첫날 7만 6천명 동원. 라이언 고슬링 필모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퍼스트맨» 7만, «바비» 6.6만, «라라랜드» 6.2만을 전부 넘겼다.
- 미키17: 개봉 4일 차 100만, 10일 차 200만, 17일 차 260만을 돌파했지만 300만 돌파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미국에서는 흥행 부진으로 1,000억원대 손실 우려까지 나왔다.
국내에서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개봉 직후부터 강한 입소문을 타고 있고, 미키17은 국내 관객 반응이 해외보다 양호한 편이다. 봉준호 감독 내한 효과가 국내 흥행을 견인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두 편 다 보는 걸 추천한다. 같은 SF라도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 1순위: 프로젝트 헤일메리 먼저. 기분 좋게 시작하고, 미키17로 깊이를 더하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 2순위: 미키17.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따뜻한 여운이 남아 있을 때 미키17의 블랙코미디를 보면 대비 효과가 크다.
반대로 무거운 영화를 먼저 보고 싶은 사람은 미키17 먼저 보고 프로젝트 헤일메리로 기분 전환하는 것도 괜찮다. 어떤 순서든 두 편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