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속편 한 편이 전 세계에서 1억 3,2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제작비는 3,000만 달러였습니다. 흥행 성적만 보면 분명한 성공입니다. 그런데 같은 영화의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는 72%, IMDb는 6.1점, 시네마스코어는 B로, 전작보다 한 계단씩 내려왔습니다. 블랙폰 2(Black Phone 2) 이야기입니다.
블랙폰 2는 2025년 10월 17일 미국에서, 10월 29일 한국에서 개봉했습니다. 2021년 호러 히트작 블랙폰의 속편이고, 스콧 데릭슨 감독과 에단 호크가 다시 뭉쳤습니다. 개봉 후 시간이 충분히 지나 평가와 흥행 데이터가 모두 쌓였습니다. 흥행은 됐는데 평가는 갈린 이 영화를 두고 해외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한 번에 정리할 시점입니다.
한 줄 결론: 에단 호크의 그래버 연기와 분위기 연출은 호평이 거의 일치하지만, 이야기 전개 속도와 군더더기에 대한 지적이 분명해 전작만큼의 평가는 받지 못했습니다. 1편을 인상 깊게 봤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고, 평소 호러를 즐기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찾을 작품은 아닙니다.
이런 분께 추천
2021년 블랙폰을 재미있게 봤고 그래버라는 빌런에 흥미가 있는 분
잔혹함보다 분위기와 심리적 긴장으로 미는 호러를 선호하는 분
평점이 갈린 작품의 호평·혹평을 직접 비교하고 판단하고 싶은 분
※ 이 글은 줄거리 핵심만 다루며 결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평점·흥행 수치는 2026년 5월 22일 기준입니다.
ⓒ 유니버설 픽처스 · 블랙폰 2 포스터
숫자로 먼저 정리한 블랙폰 2 — 흥행은 성공, 평가는 절반의 합격
해외 반응을 살펴보기 전에, 객관적인 수치부터 한자리에 모아 보겠습니다. 블랙폰 2가 받은 주요 평가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흥행과 평가의 온도차입니다. 블랙폰 2는 북미에서만 7,740만 달러, 해외에서 5,470만 달러를 더해 1억 3,2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제작비 3,000만 달러를 생각하면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명백한 흥행작이고, 개봉 첫 주말에는 3,411개 극장에서 약 2,650만 달러를 거두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습니다.
반면 평가 지표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습니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72%는 신선 등급이긴 해도 압도적 호평과는 거리가 있고, 메타크리틱 61점은 ‘대체로 호의적’ 구간의 중간값입니다. IMDb 6.1점과 시네마스코어 B는 호러 장르 평균 안쪽이지만, 이 영화가 만장일치로 사랑받은 작품은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흥행은 성공, 평가는 절반의 합격 — 블랙폰 2를 둘러싼 해외 반응은 이 한 줄에서 출발합니다.
ⓒ 유니버설 픽처스 · 블랙폰 2 스틸컷
평론가들이 일치한 강점 — 에단 호크의 그래버
호평과 혹평이 갈렸지만, 한 가지는 거의 모든 평론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에단 호크가 연기한 그래버가 여전히, 어쩌면 더 무섭다는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래버는 1편처럼 살아 있는 연쇄살인마가 아니라 복수심에 찬 망령으로 등장합니다. 호크는 가면과 분장 뒤에서 주로 목소리로 연기하는데, 담배에 찌든 듯한 쉰 목소리만으로 화면을 장악한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이 1편의 좁고 폐쇄적인 지하실을 벗어나 눈 덮인 콜로라도의 겨울 캠프로 무대를 옮긴 결정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피니가 그래버를 물리친 지 4년 뒤, 여동생 그웬이 알파인 레이크 캠프에서 벌어진 살인에 대한 환영을 꿈에서 보기 시작하면서 남매가 그곳으로 향한다는 설정은, 시리즈에 새 공간감과 분위기를 더했다는 평가입니다. 메이슨 테임스(피니)와 매들린 맥그로(그웬)의 성장한 연기, 데미안 비치르의 조연 연기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로튼토마토에 실린 비평가 컨센서스는 이 영화의 강점을 압축해 보여 줍니다.
“Taking the consequences of its predecessor seriously, Black Phone 2 is a chilling sequel that mines memorable scares and thought-provoking themes from the scars that linger.”
— Rotten Tomatoes 비평가 컨센서스
전작이 남긴 상처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블랙폰 2는, 아물지 않은 그 상처에서 기억에 남을 공포와 곱씹게 되는 주제를 끌어낸 오싹한 속편이다.
개별 평론도 비슷한 톤이었습니다. 무비프릭닷컴의 새라 미셸 페터스는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보는 동안 점점 슬픔의 무게가 커지는 기발하고 오싹한 작품”이라고 적었고, 콜라이더의 제프 유잉은 “에단 호크는 늘 좋은 배우였지만, 그래버 역만큼 무서웠던 적은 없다”고 평했습니다.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다루려 한 시도 자체를 높게 본 평이 호평 진영의 공통분모입니다.
왜 전작보다 낮은가 — 비판이 모인 지점
혹평 쪽 평론들도 그래버 연기와 분위기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위에 얹힌 이야기가 약하다는 지적이 반복됐습니다. 가장 자주 나온 말은 전개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그래버의 본격적인 등장과 사건의 가동이 너무 늦고, 그 사이 영화가 같은 자리를 맴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또 하나는 호러 장치가 너무 많다는 지적입니다. 프레디 크루거식 꿈속 추격, 유령이 거는 전화, 시간을 넘나드는 환영, 그리고 연쇄살인마라는 여러 공포 요소를 한 영화에 욱여넣다 보니 초점이 흐려진다는 것입니다. 일부 해외 관객은 ‘괴물(The Thing)’,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3: 꿈의 전사들’을 섞어 놓은 듯하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콜라이더 리뷰는 제목에서부터 ‘그래버는 역대급 호러 빌런이지만, 우리에겐 더 많은 게 필요했다’고 적으며 아쉬움을 분명히 했습니다.
같은 콜라이더 리뷰의 제프 유잉은 영화의 약점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Heavy-handedness is an overall problem in Black Phone 2, with several clunky lines of dialogue serving as remarkably unsubtle plot advancers.”
— Collider, 제프 유잉(Jeff Ewing) 리뷰
블랙폰 2의 전반적인 문제는 과한 직설성이다. 군데군데 어색한 대사들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떠미는 장치 노릇을 한다.
정리하면 비판의 핵심은 영화의 재료가 아니라 조립입니다. 호크의 연기, 데릭슨의 연출, 겨울 캠프라는 배경은 좋은 재료인데, 그것을 엮는 각본이 늘어지고 설명이 과하다는 것입니다. 메타크리틱 61점, 시네마스코어 B라는 숫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 결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유니버설 픽처스 · 블랙폰 2 스틸컷
전작 블랙폰과 비교 — 모든 지표가 한 계단씩
블랙폰 2의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는 2021년 1편과 나란히 두면 가장 또렷합니다. 아래는 두 작품의 주요 지표 비교입니다.
항목
블랙폰 (2021)
블랙폰 2 (2025)
로튼토마토 비평가
81%
72%
IMDb
6.9
6.1
시네마스코어
B+
B
전 세계 흥행
약 1억 6,140만 달러
약 1억 3,200만 달러
제작비
약 1,800만 달러
약 3,000만 달러
※ 기준일 2026년 5월 22일. 출처: 로튼토마토, IMDb, 박스오피스 집계.
표를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는 81%에서 72%로 9%포인트 내려갔고, IMDb는 6.9에서 6.1로, 시네마스코어는 B+에서 B로 떨어졌습니다. 흥행도 1억 6,140만 달러에서 1억 3,200만 달러로 줄었는데, 제작비는 오히려 1,8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모든 칸에서 속편이 전작에 한 걸음씩 못 미친 셈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실패로 읽는 건 과합니다. 72%는 여전히 신선 등급이고, 제작비의 네 배가 넘는 흥행을 거둔 호러 속편은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한 축에 듭니다. 1편이 워낙 단단한 한 편으로 완결돼 속편의 출구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럼에도 작동하는 속편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습니다. 전작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비교에서 손해를 본 작품 — 이 비교표의 가장 정확한 요약입니다.
비평가 72% vs 관객 82% — 점수가 갈린 이유
해외 반응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비평가와 관객의 점수 차이입니다. 로튼토마토 기준 비평가는 72%, 관객 점수는 82%로, 관객 쪽이 10%포인트가량 후합니다. 호러 장르에서는 드물지 않은 패턴입니다. 평론가는 각본의 완성도와 독창성을 깐깐하게 보는 반면, 호러 팬은 ‘극장에서 무서웠는가, 분위기가 좋았는가’를 더 크게 칩니다. 블랙폰 2는 후자의 기준에서 점수를 더 땄습니다.
“The Black Phone 2 was absolutely way better than the first film... top tier GOLDEN.”
— Rotten Tomatoes 관객 평(Bijan A.)
블랙폰 2는 1편보다 확실히 훨씬 나았다. 최상급, 그야말로 명작이다.
물론 관객 반응도 한 덩어리는 아닙니다. 레터박스드 같은 영화 커뮤니티에는 눈 덮인 콜로라도의 촬영과 1편과 다른 결을 반긴 호평이 있는가 하면, 호러 요소가 너무 많아 산만하다거나 기대만큼 무섭지 않았다는 박한 별점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관객 평균이 비평가보다 높다는 것이지, 관객도 만장일치는 아니라는 점은 짚어 둘 만합니다.
해외 평가를 종합하면 추천 대상과 비추천 대상이 비교적 또렷하게 갈립니다. 블랙폰 2는 한국에서 2025년 10월 29일 개봉했고(15세 이상 관람가, 114분), 미국에서는 11월 4일 디지털로도 풀려 지금은 극장 외 경로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래 기준으로 본인 취향을 가늠해 보면 좋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
2021년 블랙폰을 좋게 봤고, 그래버라는 빌런을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분
피가 튀는 잔혹 호러보다 분위기·심리·트라우마를 다루는 호러를 선호하는 분
에단 호크의 연기를 보러 가는 분 — 호평이 가장 일치한 지점입니다
겨울 캠프라는 새 무대와 꿈·환영을 활용한 연출에 흥미가 있는 분
이런 분께는 안 맞을 수 있음
전개가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호러를 원하는 분 — 느린 도입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습니다
1편의 좁고 밀도 높은 긴장감을 그대로 기대하는 분 — 결이 꽤 다릅니다
호러 장르를 평소 즐기지 않는 분 — 점수만 보고 무리해서 찾을 작품은 아닙니다
설명이 적고 여운이 긴 호러를 좋아하는 분 — 다소 직설적인 대사가 거슬릴 수 있습니다
블랙폰 2는 전 세계 1억 3,200만 달러를 벌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로튼토마토 비평가 72%·IMDb 6.1·시네마스코어 B로 전작보다 한 계단씩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에단 호크의 그래버 연기와 데릭슨 감독의 분위기 연출은 거의 모든 평론이 호평했고, 느린 전개와 과한 호러 장치, 직설적인 각본은 공통된 비판 지점이었습니다. 비평가 72%와 관객 82%의 간극은 이 영화가 ‘잘 만든 명작’보다 ‘호러 팬이 즐기기 좋은 한 편’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1편을 좋아했다면 충분히 볼 만하고, 그렇지 않다면 취향을 먼저 확인하고 고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