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에이리언 정주행하려는데 어디서부터 봐?’라는 질문을 올해만 세 번 받았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게, 2024년에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극장에서 7.2점(TMDB)으로 부활하더니, 2025년엔 노아 홀리가 만든 드라마 ‘에이리언: 어스’까지 7.3점으로 호평받으면서, 1979년에 시작한 이 시리즈가 갑자기 다시 입소문을 탔거든요.
문제는 편수입니다. 본편 4편에 프리퀄 2편, 그리고 새로 합류한 로물루스와 드라마 어스까지 합치면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가 ‘프리퀄’이라 시간순으로 보면 1편보다 앞이라는 점이 사람을 더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처음 보는 분, 옛날에 1편만 본 분, 로물루스만 보고 입덕한 분을 나눠서 ‘어떤 순서로, 어디까지, 어디서’ 보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입문자는 무조건 개봉순입니다. 이유는 본문에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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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먼저 — 처음이면 무조건 개봉순으로 보세요
에이리언 시리즈는 시간순으로 정렬하면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2012)와 커버넌트(2017)가 가장 앞에 옵니다. 그런데 이 두 편을 먼저 보면 망합니다. 왜냐하면 프로메테우스·커버넌트는 1979년 1편을 본 사람이 ‘아, 그 검은 액체와 엔지니어가 여기서 시작됐구나’ 하고 역으로 짚어보는 재미로 설계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1편을 안 본 상태에서 프리퀄부터 보면 그냥 좀 느리고 답답한 SF가 됩니다.
그래서 처음 보는 분은 만들어진 순서, 즉 개봉순이 정답입니다. 1979 에이리언 → 1986 에이리언 2 → (선택) 3·4편 → 2012 프로메테우스 → 2017 커버넌트 → 2024 로물루스 → 2025 드라마 어스 순서입니다. 시간순 정주행은 시리즈를 한 번 다 본 사람이 두 번째로 돌릴 때 추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에서 각 편의 위치와 볼 가치를 하나씩 짚겠습니다.
1편(1979)과 2편(1986) — 여기는 무조건 봐야 합니다
출발점인 ‘에이리언’(1979)은 리들리 스콧 감독, 시고니 위버 주연으로 TMDB 평점 8.2점입니다.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들어오고, 좁은 통로에서 한 명씩 사라지는 폐소공포 호러입니다. 액션이 거의 없고 긴장으로 끌고 가는 영화라 요즘 속도에 익숙한 분은 초반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식탁 장면 하나 때문에라도 봐야 하는 작품입니다.
2편 ‘에이리언 2’(1986)는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았고 평점 8.0점입니다. 1편이 호러라면 2편은 해병대가 총 들고 떼로 싸우는 전쟁 액션입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둘 다 시리즈 최고로 꼽힙니다. 솔직히 이 두 편만 봐도 에이리언을 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입문자에게는 이 1·2편이 정주행의 핵심이고, 여기서 재미를 못 느끼면 굳이 나머지를 끌고 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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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4편(1992·1997) — 시간 없으면 건너뛰어도 되는 구간
‘에이리언 3’(1992)는 평점 6.4점, ‘에이리언 4’(1997)는 6.2점입니다. 앞의 두 편이 8점대인 걸 생각하면 확실히 체급이 떨어지는 구간입니다. 3편은 제작 과정이 험난했던 걸로 유명하고, 2편에서 쌓은 정서를 초반에 뒤집어버려서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4편은 시리즈 톤이 살짝 기괴하게 변하는데, 이 변화를 재밌어하는 분도 있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3·4편은 ‘정주행 완주가 목표인 사람’에게만 권합니다. 시간이 빠듯하거나 가볍게 입문만 하려는 분이라면 1·2편 본 뒤 바로 프로메테우스나 로물루스로 넘어가도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시고니 위버 캐릭터의 마무리가 궁금한 분만 챙겨 보셔도 됩니다. 시리즈 전체를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라면 당연히 순서대로 통과하시고요.
프로메테우스·커버넌트 — 프리퀄이라 위치가 헷갈리는 두 편
여기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지점입니다. ‘프로메테우스’(2012)와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는 리들리 스콧이 직접 돌아와 만든 프리퀄로, 이야기상 1편(1979)보다 앞선 시대를 다룹니다. 그래서 시간순으로 보면 시리즈의 맨 처음입니다. 프로메테우스 평점은 6.6점, 커버넌트는 6.2점입니다.
두 편은 ‘그 외계 생명체가 대체 어디서 왔는가’를 파고드는 기원 이야기입니다. 누미 라파스, 마이클 패스벤더, 샤를리즈 테론이 나오는 프로메테우스가 먼저고, 패스벤더의 안드로이드가 중심에 서는 커버넌트가 그다음입니다. 둘 다 호러보다는 철학적·SF적 색이 강해서 1·2편의 쫄깃한 공포를 기대하면 갸웃할 수 있습니다. 다만 1편을 먼저 본 상태라면 ‘아, 이래서 그 알이 거기 있었구나’가 연결되면서 만족도가 확 올라갑니다. 프리퀄을 앞에 두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연결의 재미를 통째로 날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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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물루스(2024) — 입덕 포인트라면 여기부터 봐도 됩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2024)는 페데 알바레즈가 감독하고 케일리 스패니, 이사벨라 메르세드가 나오는 신작으로 평점 7.2점입니다. 이게 중요한 게, 본편 4편 이후 떨어졌던 시리즈 평가를 다시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시간대상으로는 1편과 2편 사이에 끼는 이야기인데, 이전 작품을 안 봤어도 따라갈 수 있게 독립적으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옛날 영화는 좀 부담스럽고 요즘 화질·속도로 입문하고 싶다’는 분이라면 로물루스를 먼저 봐도 괜찮습니다. 단, 로물루스는 1979 1편과 1986 2편에 대한 오마주가 꽤 깔려 있어서, 로물루스로 입덕한 다음 1·2편을 거슬러 보면 ‘여기서 따왔구나’ 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입문은 로물루스, 그다음 1·2편 역주행, 이게 의외로 만족도 높은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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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에이리언: 어스(2025) — 시리즈 첫 TV 확장
‘에이리언: 어스’(2025)는 시리즈 최초의 TV 드라마이고, ‘파고’와 ‘레기온’을 만든 노아 홀리가 크리에이터입니다. 시드니 챈들러, 알렉스 로더, 에시 데이비스가 나오고 평점은 7.3점으로, 영화 신작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그동안 우주가 무대였던 시리즈가 처음으로 ‘지구’를 배경으로 끌어내려온 게 핵심 변화입니다.
시청 순서상 어스는 시리즈를 어느 정도 본 다음 보는 걸 권합니다. 드라마 분량이 영화보다 길고 세계관을 새로 확장하는 작품이라, 에이리언이라는 존재가 주는 공포의 기본 문법을 1·2편이나 로물루스로 먼저 익혀두면 훨씬 잘 들어옵니다. 정리하면, 입문자는 어스를 정주행 후반부에 배치하고, 이미 팬인 분은 신작이니 바로 챙겨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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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디서 보나요 — OTT 시청 안내
에이리언 시리즈는 디즈니가 보유한 20세기 스튜디오 작품이라, 국내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가장 안정적으로 챙겨볼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다만 어떤 편이 어느 시점에 어느 OTT에 올라와 있는지는 계약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신작인 로물루스나 드라마 어스는 정식 구독 외에 단건 대여로만 풀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주행을 작정했다면 보기 직전에 디즈니플러스 앱이나 각 OTT 검색창에서 ‘에이리언’을 직접 쳐서 현재 제공 여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요약 코스 두 가지만 드리면 이렇습니다. 첫째, 정통 입문 코스 — 1979 1편 → 1986 2편 → (선택) 3·4편 → 프로메테우스 → 커버넌트 → 로물루스 → 드라마 어스. 둘째, 빠른 입덕 코스 — 로물루스 먼저 → 1편·2편 역주행 → 마음에 들면 프리퀄과 드라마까지. 시간이 정말 없으면 1편·2편·로물루스 세 편만 봐도 시리즈의 핵심은 다 맛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