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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기행 볼까 말까 | 15세 110분, 네 모녀의 복수 여행

2026년 8월 26일 개봉한 김미조 감독 범죄 영화 경주기행. 15세, 110분, 관객 338,089명.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경주로 떠난 복수 여행을 볼지 가른다.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매끈한 응징을 기다리면 봉고차가 덜컹거린다
  • •알리바이용 가족 사진은 피크닉이 아니다
  • •338,089명은 대작 도장이 아니다

경주기행을 볼지 말지는, 복수극이 얼마나 매끈해야 직성이 풀리는지에 달렸다. 김미조 감독이 만들고 2026년 8월 26일 개봉한 범죄 영화다. 러닝은 110분, 등급은 15세이상관람가, 관객은 338,089명이다. 100만을 넘기지 못했으니 여름을 집어삼킨 대작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한 봉고차에 탄 네 모녀 이야기로 그 정도 사람이 표를 샀다. 엄마 옥실과 세 딸은 8년 전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 경주의 생일에 경주로 간다. 같은 티셔츠를 입고 가족 여행처럼 보이지만 트렁크에는 남자가 있다. 여행은 알리바이고 목적은 복수가다. 악인이 쓰러지는 시원함만 찾으면 결이 안 맞다. 네 사람의 이유가 한곳으로 모이지 않는 쪽을 보러 가는 영화다.


매끈한 응징을 기다리면 봉고차가 덜컹거린다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은 2026년 8월 26일에 개봉한 한국 범죄 영화다. 러닝타임은 110분이고 등급은 15세이상관람가다. 엄마 옥실은 이정은, 큰딸 장주는 공효진, 둘째 영주는 박소담, 셋째 동주는 이연이 맡는다. 8년 전 수학여행을 떠난 막내 경주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 아이 생일에 네 사람은 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경주로 향한다. 겉은 가족 여행이다. 봉고차 트렁크에는 낯선 남자가 실려 있다. 여행은 알리바이고, 목적은 그 남자를 향한 복수가다. 포스터가 차 한가운데 빨간 형상 위에 붙여 둔 문장도 살인범을 납치했다는 쪽이다.


변요한이 맡은 백상현은 가족이 경주를 죽인 사람으로 보는 이다. 낮은 형량 뒤에 아버지는 절망 끝에 세상을 떠났고, 옥실은 선처를 호소했던 시간을 거쳐 8년을 준비한다. 홍보 문장은 계획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앉아서 보면 그 확실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쪽이 이 영화의 결이다. 복수극이 흔히 파는 것, 악인을 쓰러뜨리고 속이 시원해지는 질주가 아니라, 네 모녀의 이유가 서로 부딪히는 쪽에 시간이 쓰인다.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간다는 말은 웃음 개수를 세라는 뜻이 아니다. 살인을 업으로 삼지 않은 가족이 계획을 실행하려다 허둥대는 쪽에 가깝다.


경주기행 포스터, 노란 봉고차 안의 네 모녀와 빨간 실루엣, 살인범을 납치했다🔍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알리바이용 가족 사진은 피크닉이 아니다

알리바이가 되려면 여행이 여행으로 남아야 한다. 요금소를 통과한 시각을 남기고, 카메라가 달린 자리를 의식하고, 날짜가 박히는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경주 불국사 앞에서 같은 흰 티셔츠를 입고 늘어선 모습이 그 증거용 가족 사진이다. 티셔츠에는 하트와 패밀리라는 영문이 찍혀 있다. 종과 탑, 연등이 걸린 마당에서 브이를 하는 얼굴은 밝다. 밝아서 더 불편하다. 이 사진이 추억용이 아니라, 나중에 용의선에서 빠지기 위한 기록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포스터의 노란 봉고차는 관광 버스가 아니다. 보닛에 피가 묻어 있고, 앞유리 너머로 세 사람이 같은 옷을 입고 앉아 있다. 110분이면 관광지 동선과 트렁크의 계획이 한 편에 들어간다. 세 시간을 넘겨 세계를 설명하는 영화가 아니다. 반대로 너무 짧아서 설정만 던지고 빠지는 길이도 아니다. 성인 한 명이 저녁에 앉았다 일어나기 좋은 극장 길이다. 그 시간 동안 계속 웃는 가족 여행을 기대하면 자리가 틀린다. 웃는 얼굴은 알리바이를 유지하려는 표정에 가깝다.


경주기행 스틸, 같은 티셔츠를 입고 절 마당에서 포즈를 취한 네 사람🔍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338,089명은 대작 도장이 아니다

표는 338,089장이 팔렸다. 이 숫자를 다른 만 단위로 깎거나 올리지 않는다. 100만 명 미만이다. 그래서 R평점은 표기하지 않습니다. 이정은과 공효진, 박소담이 한 작품에 있어도 흥행 도장이 자동으로 찍히진 않았다. 반대로, 아무도 안 본 영화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15세 범죄 110분에 그 인원이 돈을 냈다. 외부 평론 집계나 별점 사이트 숫자는 여기 가져오지 않았다. 등급과 러닝과 관객만으로 보면, 대작은 아니고 실패작 취급도 과한, 사람을 골라 받는 중간 크기의 극장 범죄다.


개봉일이 8월 26일이니, 2026년 10월 5일이면 극장이 한 달을 넘긴 뒤다. 그 사이 입소문이 100만까지 밀었는지는 숫자가 이미 답한다. 밀지 못했다. 그 사실이 작품을 낮추는 채점표는 아니다. 네 명의 이름이 앞선 범죄가 블록버스터 주말만 먹는 장르는 아니기 때문이다. 보고 나서 친구에게 말할 때도 관객 순위로 말하기보다, 복수극치고 시원하지 않았다는 말이나 네 사람 속도가 달랐다는 말이 먼저 나올 영화다. 그 말을 견디면 7점에 해당하는 관람이고, 그 말이 실망이면 취향 밖이다.


경주기행 스틸, 노란 봉고차 앞에 앉은 세 사람🔍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15세 납치 계획은 같이 앉는 사람을 가른다

15세이상관람가는 초등학생과 같이 앉는 등급이 아니다. 처음부터 납치와 살해 계획이 전제다. 포스터 보닛의 피는 참상을 몇 분씩 보여주는 증명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 여행이 피크닉이 아니라는 예고로는 충분하다. 폭력이 약한 사람, 가족 코미디의 흰 티셔츠만 보고 들어온 사람은 초반에 자리를 잘못 찾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경찰서 앞에 선 파란 우비 컷도, 어느 시점의 결과인지는 여기서 단정하지 않은 채, 여행의 끝이 기념사진만이 아니라는 인상으로 두면 된다.


수학여행 사고의 잔혹한 과정을 재연으로 보러 온 사람에게도 초점이 다르다. 영화가 붙드는 시간으로 확인되는 것은 8년 뒤의 생일 여행이다. 사고 당일의 세부를 이 자리에서 확인하지는 못했다. 없는 장면을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출발 전의 무게는 분명하다. 막내는 경주라는 도시로 수학여행을 갔고, 그 이름은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도시로 가는 기행과, 그 아이한테로 가는 기행이 한 단어에 겹친다. 복수 일정표만 따라가면 이 겹침을 놓친다.


경주기행 스틸, 파란 우비를 입고 경찰서 앞에 선 사람🔍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네 이유가 다르면 응징은 한 줄이 아니다

옥실이 끌어안는 것은 응징의 설계도만이 아니다. 남은 가족을 또 잃을까 봐, 자다가도 자식의 수를 센다는 쪽으로 엄마의 불안이 읽힌다. 큰딸 장주는 오래 엄마 편에 서 온 사람이고, 둘째 영주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앞서며, 동주는 막내를 경주 수학여행으로 설득했던 죄책감이 발목을 잡는다. 동주는 프로레슬러 출신으로도 소개되는데, 사람 죽이러 온 길에서도 휴게소 간식 쪽으로 발이 샌다는 대목이 이들의 프로답지 않음을 보여 준다. 넷이 경주를 사랑해서 모였다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비극 이후에도 각자 삶이 있고, 복수 말고 자기 몫이 있다. 그래서 한 차 안에서도 목적이 겹치지 않는다. 시원한 합동 작전을 기대한 사람은 여기서 답이 빗나간다. 누군가는 복수 자체를 끝까지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질문이 영화의 가운데에 놓인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결핍이 다르고, 아픈 뒤에도 이어지는 하루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미조 감독이 네 자매이고 자매마다 기억하는 엄마가 달랐다는 말은 영화 밖 이야기다. 그 말이 특정 장면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한 엄마를 네 사람이 다르게 안다는 관심이 이 불협화음과 겹쳐 보일 뿐이다.


변요한은 개봉 뒤, 네 모녀가 중심인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남겼다. 포스터에서도 가해자는 얼굴 없는 빨간 형상이다. 얼굴보다 네 여자가 앞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출연진 명단으로만 소비하면 반쪽이다. 이정은의 불안, 공효진의 오랜 동조, 박소담의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이연의 죄책감이 한 살의로 합쳐지지 않는 지점을 보러 가는 편이 맞다. 그 지점이 지루하면 다른 복수극이 낫다. 그 지점이 재미면 110분이 아깝지 않다.


다음 범죄는 같은 주 경쟁작이 아니라 결로 고른다

배급은 롯데엔터테인먼트다. 2026년 10월 5일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창구는 8월 26일 극장 개봉이다. 그 사이 스트리밍으로 넘어갔는지, 아직 상영관에 남아 있는지는 단정하지 않는다. 보려면 극장 앱과 주문형 목록을 그날 보는 편이 맞다. 앱을 지운다고 결제가 끝나는 구조의 구독작이 아니라, 이미 개봉이 지난 극장 영화의 창구 문제다. 창구를 몰라도 볼지 말지의 판단은 가능하다. 15세인지, 110분인지, 시원한 응징이 아니라 어긋나는 네 이유를 견딜 수 있는지가 그 판단이다.


다음에 고를 영화는 같은 주말의 경쟁작이 아니다. 악인을 더 곧게 쓰러뜨리는 한국 범죄가 필요하면 베테랑2 쪽이 가깝다. 개인이 준비한 복수를 시리즈 호흡으로 보고 싶으면 더 글로리 쪽을 다음에 두면 된다. 둘 다 줄거리를 여기서 대신 풀지는 않는다. 같은 해에 사적 제재로 같이 거론된 하얀 차를 탄 여자도, 네 모녀 다음의 다른 응징으로 고를 만하다. 배우 이름이 앞서는 한국 범죄를 한 편 더 원하면 밀수 쪽이 있다. 경주기행을 보고 난 아쉬움이 시원함인지, 가족 네 명의 속도가 다른 것인지에 따라 다음 편이 갈린다.


경주기행은 확실한 계획이라는 홍보 문장보다, 그 계획이 가족 네 명 안에서 얼마나 금방 어긋나는지를 보러 가는 110분이다. 15세이고, 관객은 338,089명이며, 100만 미만이라 화제성 점수로 포장하지 않는다. 트렁크의 남자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직접 보기 전에 닫지 말 것. 닫아 버리면 네 사람의 다른 이유까지 같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