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맨 끝줄, 허문오 교수(최민식)는 이강(최현욱)이 제출한 소설 한 편을 읽다가 멈춥니다. 학생의 글 속에 묘사된 장면이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교수가 더 읽어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권력 구도는 조용히 역전되기 시작합니다.
2026년 6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맨 끝줄 소년>은 6부작 심리 서스펜스 드라마입니다. 공개 4일 만에 글로벌 41개국 TOP 10에 진입했고, 최민식의 첫 넷플릭스 드라마 출연작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직접 시청한 뒤 드라마가 무엇을 잘했고 어디서 한계를 드러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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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 납득되는 이유 — 교수의 집착이 왜 설득력 있나
원작은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 <맨 끝줄 소년>이며, 2012년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로도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넷플릭스판은 배경을 한국 대학교 국문학과로 옮기고 인물 관계를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허문오는 등단 이후 10년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한 소설가 출신 교수입니다. 그가 이강의 글에서 발견한 것은 재능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오래전 잃어버린 무언가이기도 합니다. 이 욕망의 이중성이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교수의 집착은 문학적 발굴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지만, 그것이 점점 관음과 통제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드라마는 천천히 보여줍니다.
설정 자체가 모든 시청자에게 납득되지는 않습니다. 교수가 학생의 글에 이 정도로 무너지는가를 의심하는 시청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민식의 연기가 그 틈새를 채웁니다. 배우가 가진 무게감이 인물의 선택을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허문오의 내면 균열이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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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과 최현욱 — 두 배우의 심리전이 드라마를 끌고 간다
최민식은 <카지노> 이후 약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처음 출연했습니다. 허문오라는 인물은 겉으로는 권위를 유지하지만, 학생의 글 앞에서 조금씩 무너지는 교수입니다. 최민식은 그 무너짐을 조용하고 설득력 있게 연기합니다. 화를 내거나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보다, 교수가 이강의 글을 읽으며 혼자 흔들리는 장면에서 연기가 빛납니다.
최현욱이 연기한 이강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입니다. 순진한 척하다가 날카롭게 변하고, 교수를 당기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후퇴합니다. <약한영웅>에서 보여준 내면 폭발과는 결이 다른, 훨씬 차분하고 계산적인 연기입니다. 두 배우의 교실 장면은 어느 쪽이 진짜 권력을 쥐고 있는지 매 장면마다 다르게 읽힙니다.
허준호(김수헌 역)와 김윤진(안은주 역)이 받쳐주는 구조도 탄탄합니다. 두 인물은 교수 허문오의 집착이 그의 삶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주변부 인물이 아니라, 허문오의 변화를 측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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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속도가 의도적인 이유 — 그리고 평점이 갈리는 지점
1~2화는 의도적으로 느립니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가 쌓이는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이 호흡에 적응하지 못하면 3화 이전에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 속도에 맞춰 들어가면 4화부터 이야기가 좁혀지는 구간에서 긴장도가 배가됩니다.
6부작 구성이 영리하게 작동합니다. 각 회차가 40~50분으로 부담이 없고, 회차 말미마다 다음 회를 열게 만드는 장치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나뉘는 지점은 주로 결말의 처리 방식입니다. 열린 결말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에게는 마지막 화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점 정보(2026년 7월 초 기준): MyDramaList 8.1점(3,910명), 로튼토마토 평론가 리뷰 4편(표본 부족으로 공식 집계 전). 영국 매체 LeisureByte는 "심리 게임과 은근한 긴장감이 가득한 드라마. 절제된 영상미로 이야기의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평했고, South China Morning Post는 최민식의 연기가 드라마의 약점을 상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41개국 TOP 10 진입, 화제성 지표에서도 공개 직후 국내 2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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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사람과 안 맞을 사람 — 취향 기준으로 나눈다
이런 분에게 맞습니다: 빠른 사건 전개보다 인물의 내면 균열을 따라가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SKY 캐슬>·<비밀의 숲>처럼 절제된 긴장감의 작품을 즐긴 분, 최민식의 팬이라면 그 연기 하나만으로도 시청 가치가 충분합니다. 6부작이라 주말 오후에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강렬한 사건과 빠른 반전을 원하는 분, 주인공의 선택이 논리적으로 일관되어야 하는 분, 결말이 명쾌하게 마무리되어야 하는 분. 전반적으로 분위기와 심리 묘사에 집중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플롯 중심의 시청 습관이 있다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맨 끝줄 소년>은 빠르고 자극적인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러나 최민식과 최현욱이 교실에서 맞붙는 장면만으로도 6부작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글이 사람을 어떻게 잡아먹는가를 이 드라마는 조용하고 집요하게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