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최민식이 OTT 시리즈를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의외였다. 올드보이, 명량,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까지 — 그는 철저하게 스크린의 배우였다. 한국 영화 흥행사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감을 가진 배우가 굳이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답은 아마 캐릭터에 있다. 허문오라는 인물은 단순한 악역도, 단순한 주인공도 아니다. 한때 문학적 야망으로 가득 찼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중년 남자,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쓰지 못한 소설의 이론을 가르치는 사람. 그런 인물이 우연히 진짜 천재를 만났을 때 벌어지는 심리적 붕괴 — 이건 12부작이 아니면 제대로 그릴 수 없는 서사다.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 사전 가이드 — 최민식 넷플릭스 데뷔, 천재에 집착하는 교수의 서스펜스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 사전 가이드. 최민식·최현욱·허준호·김윤진 캐스팅, 4월 18일 공개, 12부작 서스펜스. 실패한 교수가 학생의 천재성에 집착하는 심리 드라마.
최민식이 넷플릭스에 온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기대할 이유가 된다. 맨 끝줄 소년(Notes from the Last Row)은 2026년 4월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12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올드보이와 명량의 배우 최민식이 OTT 시리즈에 처음 도전하는 작품이다. 실패한 작가이자 대학 교수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학생 이강의 글에서 자신이 평생 갈망했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 재능에 병적으로 집착해가는 심리 서스펜스 드라마다.

최민식이 왜 넷플릭스를 선택했나 — 한국 영화계 거장의 OTT 데뷔
최민식급 배우가 OTT로 넘어오는 건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상징적인 전환점이기도 하다. 송강호가 <삼식이 삼촌>으로 디즈니+에 등장했고, 이병헌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새로 쌓았듯이, 이제 최민식도 전 세계 시청자와 직접 만나게 된다. 특히 영어권에서 올드보이의 팬덤이 여전히 두꺼운 만큼,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이 캐스팅은 글로벌 마케팅 카드로서 최상급이다. 시리즈물의 장점인 긴 호흡 속에서 최민식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그 자체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다.
캐릭터 분석 — 허문오, 이강, 김수훈 삼각 구도
이 작품의 핵심은 세 남자의 삼각 구도다. 허문오(최민식)는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로, 누구보다 문학을 사랑하지만 정작 자신의 작품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다. 아내 조현숙(진경)과의 관계도 오랜 실패 속에서 서서히 균열이 생긴 상태. 그런 그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있던 학생 이강(최현욱)의 과제물에서 자신이 평생 쓰고 싶었던 문장을 발견한다. 이강은 글쓰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이지만, 무심하게 쓴 문장에서 범상치 않은 재능이 드러나는 캐릭터다.
여기에 김수훈(허준호)이 끼어든다. 김수훈은 허문오의 대학 동기이자 현재 한국 문단의 스타 작가다. 허문오가 갖지 못한 모든 것 — 명성, 부, 독자의 사랑 — 을 가진 인물이고, 아내 안은주(김윤진) 역시 성공한 사람의 파트너로서 존재감이 뚜렷하다. 허문오에게 김수훈은 질투와 열등감의 대상이고, 이강의 천재성은 자신이 김수훈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재능을 발견한 것이 순수한 감탄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소유욕과 집착으로 변질되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중심 서스펜스다.
최현욱 — 선재 업고 튀어 이후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배우
최현욱은 <선재 업고 튀어>에서 류선재 역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작품에서 보여준 건 상냥하고 순수한 청년의 이미지였는데, 맨 끝줄 소년에서의 이강은 완전히 다른 결이다. 말이 적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도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다. 교수 허문오가 자신에게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점차 그 관계 속에 말려들어가는 과정을 최현욱이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로맨스 장르에서 성공한 배우가 장르를 전환할 때 가장 큰 리스크는 기존 이미지와의 충돌이다. 그런데 최현욱의 경우, 선재 이전에도 <라켓소년단> <잇태원 클라쓰> 등에서 캐릭터 폭을 넓혀온 이력이 있어서 장르 전환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특히 최민식과 투샷을 찍는 장면들이 얼마나 긴장감 있게 연출될지 — 20대 신예와 60대 거장의 연기 대결 구도 자체가 시청 이유가 된다. 제작진도 이 조합의 케미를 가장 큰 셀링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심리 서스펜스 장르 — 집착, 천재성, 창작의 어두운 면
"타인의 재능에 대한 집착"은 영화에서는 꽤 다뤄진 소재다. 모차르트에 대한 살리에리의 질투를 그린 <아마데우스>, 음악 천재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교수를 그린 <위플래쉬>가 대표적이다. 맨 끝줄 소년은 이 계보를 한국 문학의 세계로 옮겨온 셈인데, 한국 드라마에서 이런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룬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보통 한국 서스펜스 드라마는 범죄·복수·재벌 소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창작과 글쓰기라는 내면적 소재를 서스펜스로 풀어낸다는 것 자체가 차별화 포인트다.
핵심 질문은 이거다 — 허문오의 집착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단순히 이강을 제자로 키우려는 선의에서 출발하더라도, 자신이 쓰지 못한 작품을 이강을 통해 대리 실현하려 할 때, 그건 멘토십인가 착취인가? 허문오가 이강의 원고를 가로채려 하는지, 이강을 자기 분신으로 만들려 하는지, 아니면 이강을 파괴해서라도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려 하는지 — 이 경계선을 12부작에 걸쳐 천천히 넘어가는 구조라면, 위플래쉬의 플레처 교수 못지않은 긴장감을 기대해볼 수 있다. 최민식의 눈빛 연기가 제 역할을 한다면 말이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이런 사람에게는 안 맞을 수 있음
적극 추천: 심리극과 캐릭터 중심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맞을 작품이다. 위플래쉬를 보고 플레처 교수의 광기에 매료됐던 사람, 미나리나 기생충처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기대해도 좋다. 최민식의 필모그래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최현욱의 연기 변신이 궁금한 팬들에게도 꼭 챙겨볼 작품이다. 문학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소재 자체가 공감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안 맞을 수 있는 경우: 빠른 전개와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12부작 심리극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천천히 쌓아가는 구조를 의미하고, 대사와 표정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방식이라 호불호가 갈린다. 또 "천재 소년과 집착하는 교수"라는 구도가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시청자도 있을 텐데, 그 불편함이 이 드라마가 의도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가볍게 틀어놓고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는 점은 미리 알고 가는 게 좋다.
공개 전 체크리스트 — 4월 18일까지 알아둘 것
공개일: 2026년 4월 18일 넷플릭스 전 세계 동시 공개. 편성: 12부작, 공개 방식은 아직 확정 발표 전이지만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특성상 일괄 공개 가능성이 높다. 출연진 정리: 최민식(허문오), 최현욱(이강), 허준호(김수훈), 김윤진(안은주), 진경(조현숙). 장르: 심리 서스펜스/드라마. 사전 감상 추천작: 비슷한 결의 작품을 미리 보고 싶다면 <위플래쉬>(2014)를 먼저 보길 권한다. 음악과 문학이라는 소재 차이는 있지만, 재능에 대한 집착과 멘토-제자 관계의 파괴적 역학이라는 핵심 구조가 겹친다. 한국 작품 중에서는 <미생>의 직장 내 권력 구도와 심리 묘사가 톤 면에서 참고가 될 수 있다.
맨 끝줄 소년은 최민식의 넷플릭스 데뷔라는 화제성만으로도 2026년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한국 시리즈 중 하나다. 거기에 최현욱의 장르 전환, 허준호·김윤진·진경까지 합류한 캐스팅, 그리고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창작·집착·천재성이라는 소재까지 — 기대할 이유가 충분하다. 4월 18일 공개 후 결말 해석과 에피소드별 리뷰도 이어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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