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첫 주말 성적표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리는 작품도 드뭅니다.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는 67%, 관객 점수는 87%로 평가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제작비 약 1억7,000만 달러짜리 블록버스터가 전 세계 개봉 주말에 5,400만 달러를 버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서 해외 매체들은 벌써 ‘2026년 최대 흥행 참사 후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바로 6월 5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한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원제: Masters of the Universe)입니다. 1980년대 완구·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히맨 세계관을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실사로 옮긴 리부트입니다. 개봉 전에는 LA 월드 프리미어 반응이 좋아 기대를 모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평가와 흥행이 따로 노는 묘한 상황이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로튼토마토 비평·관객 점수, 영어권 평론가들의 실제 리뷰, 그리고 흥행이 무너진 이유까지 확인되는 해외 반응만 모아 정리했습니다. 점수만 보고 판단하기 애매한 작품이라, 무엇을 호평하고 무엇을 깠는지 양쪽을 같이 적었습니다.
🔍 크게 보기ⓒ 아마존 MGM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가 어떤 영화인지부터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는 1982년 마텔의 완구 라인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얻은 히맨 프랜차이즈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입니다. 1987년 돌프 룬드그렌 주연의 첫 실사판 이후 거의 40년 만의 본격 리부트라, 80년대 키드빌트(완구 기반 애니) 세대에게는 향수가 큰 IP입니다.
이번 작품은 평범한 청년 아담이 우주의 왕자이자 전사 히맨으로 각성하는 이야기를 중심에 둡니다. 감독은 ‘쿠보와 전설의 악기’·‘범블비’를 만든 트래비스 나이트가 맡았고, 아담/히맨 역에 니콜라스 갈리친, 숙적 스켈레토르 역에 자레드 레토, 맨앳암스 역에 이드리스 엘바가 합류했습니다. 제작비는 보도 기준 약 1억7,000만 달러로 알려졌고, 한국에서는 롯데시네마 등에서 미국과 같은 날인 6월 5일 개봉했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대놓고 만화 같은 80년대 판타지를 정색하지 않고 즐겁게 밀어붙인 가족 어드벤처’이고, 바로 이 성격이 해외 반응을 둘로 가른 출발점입니다.
🔍 크게 보기ⓒ 아마존 MGM
로튼토마토 비평 67%·관객 87% — 점수부터 정리
가장 먼저 확인되는 해외 지표는 로튼토마토입니다. 2026년 6월 10일 기준 비평가 신선도 67%(216명 집계, 평균 평점 6.1/10)로 ‘프레시’ 등급에 걸쳐 있고, 관객 점수(파콘미터)는 87%로 비평가보다 20%포인트 높습니다. 본 사람은 대체로 좋아했다는 뜻입니다. 로튼토마토 비평 총평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By the power of Grayskull and with a little help from its self-deprecating script and spirited cast, Masters of the Universe is a delightful adventure that finds the humanity in He-Man.”
그레이스컬의 힘으로, 그리고 자기 비하적인 각본과 활기찬 출연진의 도움을 받아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는 히맨 안의 인간미를 찾아낸 유쾌한 모험이 됐다. — 로튼토마토 비평 총평
반면 IMDb 누적 평점은 공개 초기라 표본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 종합 수치는 아직 유동적입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해외 지표는 로튼토마토 비평·관객 점수와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정도입니다. 숫자를 한 표로 모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표
수치
기준
로튼토마토 비평
67%
216명·평균 6.1/10
로튼토마토 관객
87%
파콘미터
북미 개봉 주말
약 2,943만 달러
6/5~6/7
글로벌 개봉
약 5,400만 달러
86개국 합산
제작비
약 1억7,000만 달러
마케팅 별도
점수와 흥행이 따로 노는 이 표가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 해외 반응의 핵심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 크게 보기ⓒ 아마존 MGM
해외 평론가들이 호평한 지점 — 자레드 레토와 80년대 감성
호평 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빌런 스켈레토르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 둘째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들뜬 정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인 톤입니다. 자기 비하적인 유머와 1980년대 색감을 그대로 끌어안은 점이 ‘요즘 블록버스터답지 않게 솔직하다’는 평을 만들었습니다.
“Jared Leto is absolutely magnificent as Skeletor.”
자레드 레토는 스켈레토르로서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 크리스티 푸치코, Mashable
“It perfectly captures the spirit of the Saturday morning cartoon.”
토요일 아침 만화의 정서를 완벽하게 포착했다. — 캣 휴즈, The Hollywood News
주연 니콜라스 갈리친에 대해서도 ‘주인공으로서 발군’(HeyUGuys)이라는 평이 따랐고, 1980년대 신스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살린 음악도 호평 목록에 자주 올랐습니다. 정리하면 호평의 공통분모는 ‘진지하게 폼 잡지 않고 키치한 원작 정서를 즐긴다’는 태도입니다.
비판도 또렷합니다 — 유머와 CGI, 어중간한 정체성
반대로 비판은 호평과 동전의 양면입니다. ‘즐겁게 키치하다’를 누군가는 ‘유치하고 어설프다’로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유머의 완성도, 액션 장면의 CGI 질감, 그리고 향수와 신규 관객 사이에서 어느 쪽도 확실히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비평가 33%의 혹평을 만들었습니다.
“The jokes are so lame they become cringeworthy.”
농담이 너무 썰렁해서 보기 민망한 수준이 된다. — 프랭크 셰크, The Hollywood Reporter
“It’s a film that tries to serve two masters, and doesn’t have the power to really honor either.”
두 주인(향수와 신규 관객)을 동시에 모시려다, 어느 쪽도 제대로 충족시킬 힘이 없는 영화다. — 클린트 워딩턴, RogerEbert.com
이 밖에 ‘싸움 장면의 CGI가 군데군데 엉성하다’(Digital Spy), ‘러닝타임이 길고 톤이 들쭉날쭉하다’는 의견도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즉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정확히 절반으로 갈렸다고 보면 됩니다.
🔍 크게 보기ⓒ 아마존 MGM
비평은 괜찮은데 왜 흥행은 폭망했나
해외 반응에서 가장 화제가 된 건 점수보다 흥행입니다.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는 북미 개봉 주말에 약 2,943만 달러, 해외 86개국에서 약 2,465만 달러를 더해 글로벌 개봉 합산 5,400만 달러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제작비만 약 1억7,000만 달러(마케팅 별도)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매체들이 ‘2026년 최대 흥행 참사 중 하나’라고 표현한 이유가 분명합니다.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되는 건 IP의 세대 한계입니다. 히맨은 1980년대 완구·애니로 정점을 찍은 뒤 한 세대가 통째로 비어 있어, 지금의 주력 관객층에게는 인지도가 약합니다. 비평·관객 점수가 나쁘지 않은데도 극장으로 사람을 끌어오지 못한 건, 작품의 질보다 ‘굳이 이걸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를 만들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배급을 맡은 아마존 MGM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열정적인 반응을 보면 견고한 출발’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숫자만 놓고 보면 손익분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게 중평입니다. 관객 점수 87%가 높다는 사실이 오히려 ‘본 사람은 좋아하는데 안 본다’는 역설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었습니다.
🔍 크게 보기ⓒ 아마존 MGM
이런 분께 맞고, 이런 분께는 안 맞습니다
해외 반응을 종합하면 호불호 기준은 비교적 또렷합니다. 어느 쪽인지 먼저 가늠하고 보시는 걸 권합니다.
잘 맞는 분 — 1980년대 히맨·완구 기반 애니에 향수가 있는 분, 자레드 레토의 과장된 빌런 연기를 즐기는 분, 진지한 서사보다 색감과 액션이 화려한 가족형 판타지를 원하는 분
안 맞을 수 있는 분 — 톤이 일관되고 무게감 있는 블록버스터를 기대하는 분, 유머 코드가 썰렁하면 몰입이 깨지는 분, CGI 완성도에 민감한 분, 원작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분
한국은 미국과 동시 개봉이라 해외 평가가 거의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작품입니다. 점수만 보면 ‘관객 87%’가 솔깃하지만, 그 점수는 애초에 이 IP에 호감이 있어 극장을 찾은 사람들의 평가라는 점을 감안하는 게 좋습니다. 향수도 없고 키치한 톤도 부담스럽다면 굳이 극장까지 갈 작품은 아니고, 반대로 80년대 감성이 반갑다면 기대 이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는 ‘평가가 나쁜 영화’가 아니라 ‘평가는 괜찮은데 극장에 사람이 안 든 영화’입니다. 비평 67%·관객 87%라는 숫자와 글로벌 개봉 5,400만 달러라는 숫자가 충돌하는 지점이 이 작품의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그러니 볼지 말지는 점수가 아니라 ‘나는 80년대 키치 판타지를 즐길 수 있는가’로 판단하시는 게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