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엘리는 멈춘다. 애비의 목을 조르다가, 조엘이 웃는 기억이 떠오르면서 손을 놓는다. 드라마에서는 총이 발사된다. 그리고 암전.
라스트오브어스(The Last of Us, 라오어) 시즌2는 게임 원작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말과 구조에서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냈다. 같은 이야기인데 왜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지, 그리고 시즌3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를 정리한다.
게임과 드라마 시즌2 전체의 스포일러가 포함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게임 결말 — 엘리가 손을 놓는 이유
게임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전반부는 엘리의 시점으로 시애틀에서 복수를 추적하는 이야기, 후반부는 애비의 시점으로 같은 기간 동안 애비가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구조 덕분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죽이려 했던 애비를 이해하게 된다.
산타바바라 해변 결말에서 엘리와 애비가 최후의 대결을 한다. 엘리는 애비를 물속에 밀어 넣고 익사 직전까지 몰아간다. 그 순간, 조엘이 엘리의 생일에 웃던 기억이 떠오른다. 진짜 조엘의 기억, 자신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엘리에게 보여줬던 얼굴. 엘리는 손을 놓는다. 애비는 살아서 아이(레브)와 함께 배를 타고 떠난다.
이 결말은 게임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엔딩 중 하나다. 복수를 포기하는 것이 진짜 용기라는 해석과, 억지로 용서를 강요하는 결말이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드라마 결말 — 총성과 암전, 시즌3로 넘긴 이유
시즌2 드라마의 결말은 게임과 다르다. 엘리가 애비를 찾아냈고, 두 사람의 대결이 시작된다. 그런데 암전 직전 총성이 울린다. 누가 쐈는지, 누가 맞았는지 확정되지 않은 채 시즌이 끝난다.
이 선택은 게임 결말을 시즌3로 미룬 것이다. 드라마는 시즌2에서 게임의 전반부(엘리 시점)만 다루고, 시즌3에서 애비 시점을 중심으로 나머지를 풀어낼 계획이다. 케이틀린 디버(Kaitlyn Dever)가 맡은 애비 캐릭터가 시즌3의 주인공이 된다. 2026년 3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촬영이 시작됐다.
드라마의 선택은 구조적으로 합리적이다. 게임에서 애비 파트가 갑작스럽게 시작됐을 때 많은 플레이어가 충격을 받았다. 드라마는 시즌을 분리함으로써 애비라는 캐릭터를 관객이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 시간을 준다.
출처: 네이버 영화
애비의 동기 — 드라마가 더 일찍 보여준 것
게임에서 애비의 아버지(제리 앤더슨 박사)가 조엘에게 죽었다는 사실은 후반부에 가서야 명확해진다. 전반부 내내 플레이어는 애비가 왜 조엘을 죽이는지 모른 채 게임을 진행한다.
드라마는 다르다. 시즌2 1화부터 애비와 아버지의 관계, 그리고 그 결말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보여준다. 관객은 애비의 행동에 동기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시즌을 본다. 엘리의 행동을 응원하면서도, 애비 입장에서의 정당성이 머릿속에 남아있는 상태다.
이 구조 차이가 시청 경험에 큰 영향을 준다. 게임은 충격으로 애비를 이해하게 만들고, 드라마는 처음부터 양측을 함께 보여준다.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는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드라마의 선택이 시즌3 애비 중심 이야기로의 전환을 더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시즌3 예고 — 애비와 레브, 파이어플라이의 귀환
게임 파트2 후반부는 애비와 레브의 이야기다. 트랜스젠더 시라(Seraphites) 소년인 레브를 보호하면서 파이어플라이를 찾아 항해하는 여정이다. 시즌3는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리고 엘리의 이후 행적(잭슨으로의 귀환, 덴버/새크라멘토 이야기)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3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관객이 애비를 주인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게임 출시 당시 이 구조 때문에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드라마는 시즌2 내내 애비 캐릭터에 감정적 투자를 미리 만들어둠으로써, 시즌3의 전환을 덜 충격적으로 만들려 한 것이다.
케이틀린 디버는 <나우 애플리케이션>(원제: <No Hard Feelings> 아님), <숏컟> 등에서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잘 소화한 배우다. 애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시즌3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관객 38% vs 비평가 93% — 왜 이렇게 갈렸나
라스트오브어스 시즌2 로튼토마토 비평가 점수는 93%다. 그런데 관객 점수는 38%까지 떨어졌다. 이 격차의 중심에는 조엘의 죽음과 애비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있다.
게임 파트2 출시 당시 리뷰 폭탄이 있었다. 조엘을 죽인 것에 분노한 팬들이 낮은 점수를 대규모로 남겼다.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 비평가들은 이 서사가 인간의 폭력성과 용서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고 평가했지만, 일부 팬들은 조엘의 죽음 처리 방식과 애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 구조 자체를 거부했다.
이 작품이 불편한 것은 의도적이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잃고, 복수가 당연해 보이는 상황에서, 그 복수가 해답인지 질문한다. 스릴과 카타르시스보다 불편함을 선택한 이야기다. 그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드라마와 게임의 결말이 다른 것은, 같은 질문에 다른 방식으로 도달하기 위해서다. 두 매체 모두 마지막에 묻는 것은 같다. 당신이 엘리라면, 그 순간에 손을 놓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