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첫 반응 — 13분 기립박수, Variety·IndieWire·Hollywood Reporter의 좌표
2026년 5월 21일 칸 영화제 79회 경쟁부문, 뤼미에르 대극장의 박수가 13분 동안 끊이지 않았다. 무대 위에 오른 신인 배우 엠마누엘 마키아(Emmanuel Macchia)와 발랑탱 캉파뉴(Valentin Campagne)는 서로 손을 잡고 객석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영화는 루카스 돈트의 신작 〈코워드(Coward)〉 — 1916년 1차 세계대전 벨기에 참호를 배경으로 한 125분 짜리 퀴어 전쟁 로맨스다. 그리고 이틀 뒤인 5월 23일 폐막식에서 두 사람은 함께 칸 79회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글은 〈코워드〉가 무엇에 관한 영화인지, 13분 기립박수가 어디서 왔는지, 〈클로즈(Close, 2022)〉를 좋아한 한국 관객에게 어떻게 안내해야 할지, 그리고 한국 개봉이 언제 어떤 경로로 가능할지를 5월 24일 칸 폐막일 시점 기준으로 정리한다. 스포일러는 줄거리 한 줄 결론까지만 다루고, 결말과 후반부 전투 시퀀스는 한국 개봉 후로 미룬다.
이 글이 도움되는 사람
루카스 돈트의 〈걸(Girl)〉·〈클로즈(Close)〉를 보고 다음 작품을 기다려온 시네필
칸 79회 남우주연상이 어떤 영화에 갔는지 한국어로 빠르게 정리하고 싶은 관객
1차 세계대전 + 퀴어 로맨스라는 조합이 부담스럽거나 매력적인지 가늠이 필요한 사람
한국 개봉 가능성과 부산국제영화제 라인업 노출 시점이 궁금한 예매 직전 관객
※ 이 글은 줄거리 한 줄 결론까지만 다루고, 결말과 후반부 전투 시퀀스는 한국 개봉 후로 미룹니다. 스포일러 없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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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 5월 21일 칸 프리미어, 5월 23일 남우주연상 수상의 좌표
〈코워드(Coward)〉는 루카스 돈트 감독이 2022년 〈클로즈(Close)〉로 칸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받은 뒤 약 4년 만에 완성한 신작이다. 2026년 5월 21일 칸 영화제 79회 경쟁부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가 열렸고, 박수는 13분간 끊이지 않았다 — 올해 칸 79회 경쟁부문 라인업 안에서 〈피오르드〉(약 12분)와 함께 가장 긴 기립박수 두 편 중 한 편이다. 이틀 뒤인 5월 23일 폐막식에서 주연인 엠마누엘 마키아·발랑탱 캉파뉴가 함께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러닝타임은 125분,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합작이다. 각본은 루카스 돈트가 〈클로즈〉·〈걸〉을 함께 쓴 안젤로 타이센스와 공동으로 썼다. 주연은 마키아(피에르 역, 1916년 전선에 배치된 젊은 벨기에 병사 — 본 작품이 영화 데뷔)와 캉파뉴(프랑시스 역, 동료 병사들과 즉흥 카바레 공연을 올리는 화려한 인물), 조연으로 요나스 베르츠가 합류했다. 제작사는 루카스 돈트와 그의 동생 미힐 돈트가 2021년에 세운 The Reunion이 베르수스 프로덕션·톱카피 필름스와 공동으로 맡았다.
북미·영국·아일랜드·호주·뉴질랜드·중남미·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터키 배급권을 글로벌 아트하우스 OTT Mubi가 가져갔다. 베네룩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배급은 뤼미에르(Lumière), 프랑스 배급은 디아파나(Diaphana). 한국 배급은 5월 24일 폐막 시점 기준 미정 — 〈클로즈〉를 들여온 그린나래미디어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줄거리 한 줄 결론 — 1차대전 참호 안에서 두 청년이 카바레로 서로를 살린다
1916년,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벨기에 서부 전선. 신병 피에르(엠마누엘 마키아)는 진흙과 시체와 포격이 일상이 된 참호에 배치된다. 그곳에서 그는 또래 병사 프랑시스(발랑탱 캉파뉴)를 만난다. 프랑시스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즉흥적인 카바레 공연 — 옷을 바꿔 입고 노래를 부르고 짧은 연극을 올리는 — 을 무대도 없는 진지 한쪽에 만들어 둔다. 전쟁의 광기가 사람을 마모시키는 동안 피에르는 프랑시스에게서 살아 있을 이유를 다시 발견하고, 두 사람은 서서히 연인이 된다.
이 줄거리는 영화 전반부의 안전 구간이다. 후반부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군 조직과 전쟁이라는 두 개의 시스템과 충돌하면서 어떤 선택을 강요당하는지가 따라온다 — 그 충돌을 어떻게 끝낼지가 〈코워드〉라는 제목의 의미를 결정짓고, 그 부분은 한국 개봉 후 결말 해석 글로 따로 다루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영화가 “전쟁이 비극이다”를 외치는 직설적 반전(反戰) 영화가 아니라, 사람 둘이 서로를 통해 자기 안에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는 친밀한 드라마에 더 가깝다는 점이다.
루카스 돈트는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용기(courage)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두려움(coward)에 관한 영화다. 사랑을 인정하는 일이 총을 쏘는 일보다 더 두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Variety, 2026-05-08). 제목 〈코워드〉가 단순히 “겁쟁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전쟁 한복판에서 자기 감정 앞에 비겁해지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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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첫 반응 — 13분 기립박수, Variety·IndieWire·Hollywood Reporter의 좌표
5월 21일 뤼미에르 대극장 첫 공개 직후 박수는 13분간 끊이지 않았다(Deadline 보도). Variety의 가이 로지는 “루카스 돈트가 〈걸〉·〈클로즈〉를 분열시킨 폭발형 비극 대신 더 절제된 톤을 선택했다 — 자기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his most satisfying film to date)”라는 리뷰를 남겼다. IndieWire는 데이비드 어리치 평론가가 “장식적이지만 그 절제가 영화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랑스러운 비밀 연애 이야기”라며 별 4개 중 3개를 줬다. Screen International이 매일 평론가들의 점수를 모아 공개하는 칸 평론가 그리드(Jury Grid)에서 〈코워드〉는 평균 3.0/4점대로 중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반면 The Hollywood Reporter의 데이비드 룬리는 “가짜 같은(phony) 퀴어 1차대전 러브 스토리”라는 헤드라인으로 가장 강한 부정 리뷰를 썼다. 이 평가는 영화가 전쟁의 잔혹함을 묘사하면서도 결국 매끄러운 미장센으로 안전한 정서에 머문다는 비판이다. AwardsWatch는 정반대로 별 5점 만점에 A 등급(“숨겨진 로맨스 마스터피스”)을 줬고, Cineuropa는 “돈트가 〈클로즈〉의 신경증을 풀고 더 성숙한 영화로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mixed-positive 구도 — 평가가 갈리지만 부정 쪽보다 긍정 쪽이 더 많고, 그 결정타로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이 따라붙은 형국이다.
이 글을 쓰는 편집자 R도 칸 79회 평론가 그리드를 매일 추적했는데, 〈코워드〉는 영화제 후반부에 등장해 처음에는 평론가 점수가 3점대 중반에 머물다가 5월 21일 프리미어 직후 빠르게 위로 올라온 케이스다. 13분 기립박수가 평론가 점수보다 먼저 결과를 만들었고, 폐막식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한 번 더 검증된 셈이다. Letterboxd 시네필 평균 평점은 5월 23일 시점 4.0/5에 안착 — 〈클로즈〉(2022 시점 4.1/5)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Dhont brings his signature aching sensuality to the war-is-hell genre, and makes his most satisfying film to date. Coward is less interested in tragedy than in tenderness — it is the kind of film that survives long after the lights come up.”
— Variety review by Guy Lodge (2026-05-21)
돈트는 자기 특유의 절절한 관능성을 “전쟁은 지옥” 장르에 가져온다. 그리고 자기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를 만들어냈다. 〈코워드〉는 비극보다 다정함에 더 관심을 둔다 — 극장 불이 켜진 뒤에도 오래 살아남는 종류의 영화다.
루카스 돈트 3번째 칸 진출 — Girl·Close에서 Coward로 이어진 궤적
루카스 돈트는 2018년 데뷔작 〈걸(Girl)〉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서 카메라 도르(신인감독상)·퀴어 종려상·국제비평가연맹상을 한꺼번에 받으며 등장했다. 트랜스젠더 발레리노 라라의 신체 묘사를 둘러싼 논쟁이 따라붙었지만, 그가 첫 작품부터 인물의 신체와 감정을 같은 무게로 다루는 감독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두 번째 영화 〈클로즈(Close, 2022)〉는 13세 두 소년의 우정이 한 사건을 계기로 비극으로 치닫는 121분의 드라마다. 2022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 수상, 그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5편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에는 그린나래미디어가 들여와 2023년 1월 25일 개봉했고, 17만 관객을 모았다 — 같은 해 칸 화제작 중 한국 흥행 상위권이었다.
〈코워드〉는 그의 세 번째 장편이자 첫 시대극, 첫 전쟁영화, 첫 명시적 퀴어 로맨스다. 그러나 인물의 신체·감정·관계를 동일선상에 놓고 카메라가 거리감을 좁혔다가 다시 멀리 떨어지는 돈트 특유의 운영 방식은 그대로 살아 있다. Variety는 “〈걸〉과 〈클로즈〉가 분열시킨 폭발형 비극 대신 더 절제된 톤을 선택했다”고 분석했고, IndieWire는 “장식적이지만 그 절제가 영화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봤다. 다시 말해 〈코워드〉는 돈트의 톤이 바뀐 작품 — 더 차분해진 대신 더 오래 남는 영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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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의 진짜 의미 — 신인 둘이 함께 받은 한 자리
5월 23일 폐막식, 칸 79회 남우주연상은 엠마누엘 마키아·발랑탱 캉파뉴 두 사람이 함께 받았다. 마키아는 본 작품이 첫 영화 출연 — 영화 데뷔작으로 칸 남우주연상이라는 결과는 최근 10년간 매우 드물다. 캉파뉴는 벨기에 연극·단편 출신, 〈코워드〉가 첫 칸 진출이다. 두 사람이 무대에서 손을 잡고 서로 마이크를 양보하다가 결국 함께 영어로 짧은 소감을 남긴 장면은 폐막식 영상에서 가장 길게 박수받은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심사위원장 박찬욱이 이끄는 9인 심사위원단이 두 사람에게 한 자리를 함께 준 결정은 영화의 구조와 직결된다. 〈코워드〉는 피에르와 프랑시스 두 인물의 관계가 영화 전체를 지탱하는 영화고, 두 배우 중 한 명만 골라 상을 주면 영화의 절반이 떨어져 나가는 구조다. 칸 남우주연상이 공동 수상으로 간 사례는 2019년 〈페인 앤 글로리〉(안토니오 반데라스)·〈더 트레이터〉(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 이후 7년 만이고, 같은 영화 안에서 두 배우가 공유한 케이스는 더 드물다.
한국 관객 입장에서 이 수상이 갖는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 신인 배우 둘이 칸 남우주연상을 함께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시네필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큼 충분히 흔치 않다. 둘째, 영화 본편에서 두 배우의 연기 합이 그만큼 단단하다는 사후 검증이 됐다는 뜻이다 — 13분 기립박수가 평론가 점수보다 먼저 결과를 만들었다면,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은 그 박수가 옳았다는 두 번째 검증이다. 박찬욱이 직접 두 사람에게 트로피를 건넨 장면은 한국 매체에서도 빠르게 보도됐다.
IMAX 추천 여부와 한국 개봉 가능성 — 부산국제영화제가 최단 경로
IMAX 추천 여부부터 결론. 일반관 또는 아트하우스관이 더 적합하다. 〈코워드〉는 125분 짜리 친밀한 인물 드라마이고, 전쟁 영화임에도 〈1917〉·〈덩케르크〉처럼 대규모 액션 시퀀스나 IMAX 카메라 활용이 중심이 아니다. 참호 안 클로즈업, 카바레 공연의 좁은 무대, 두 인물의 얼굴이 화면을 채우는 구간이 많아서 IMAX의 거대한 스크린보다 일반관의 균형 잡힌 출력이 인물 표정의 미세 변화를 더 잘 살린다. 〈클로즈〉를 일반관에서 처음 봤을 때 충분히 압도됐던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한국 개봉 가능성은 폐막 시점 기준 4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1)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 가장 가능성 높은 경로. 매년 10월 부산은 칸 화제작을 거의 빠짐없이 데려오고, 〈클로즈〉도 2022년 부산영화제 갈라에서 한국 첫 공개됐다. (2) 그린나래미디어 단독 수입 — 〈클로즈〉를 들여온 라인업, 루카스 돈트 신작을 가장 빠르게 움직일 후보. 2026년 11~12월 또는 2027년 1~2월 개봉 가능. (3) MUBI 한국 단독 공개 — Mubi가 11개 지역 배급권을 이미 확보했고, 한국 진출이 확정되면 OTT 우선 공개 가능성도 있다. (4) 미수입 — 가능성 가장 낮음, 칸 남우주연상 수상작이 한국에 한 번도 안 들어오는 케이스는 최근 5년간 없었다.
가장 현실적인 일정은 부산국제영화제(10월) 갈라 1차 공개, 2026년 12월 또는 2027년 1~2월 그린나래미디어 단독 개봉이다. 〈클로즈〉가 정확히 같은 경로(부산 갈라 → 1월 개봉)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워드〉도 같은 일정을 따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부산영화제 라인업 발표(8월 말)를 가장 빠른 지표로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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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맞는 영화 — 클로즈 팬, 톰 포드·이안 매큐언 정서 좋아하는 시네필
첫 번째 그룹은 루카스 돈트의 〈클로즈〉를 본 관객이다. 〈클로즈〉의 두 소년이 가진 친밀함이 비극으로 무너지는 모습에서 가슴이 먹먹했던 경험이 있다면, 〈코워드〉는 그 친밀함을 성인 두 사람의 관계로 옮기되 톤은 더 차분하게 가져간 후속작에 가깝다. 〈클로즈〉가 갑작스러운 사건의 충격으로 정서를 흔든다면, 〈코워드〉는 사람 둘이 서서히 서로를 발견해가는 과정의 다정함으로 오래 머문다.
두 번째 그룹은 톰 포드의 〈싱글 맨〉, 루카 구아다니노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안 매큐언 원작 〈어톤먼트〉 같은 절제된 미장센의 퀴어·로맨스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네필이다. 〈코워드〉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무거운 배경을 깔되 전투 시퀀스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인물 관계의 결을 더 길게 잡는 영화여서, 위 세 작품을 좋아한 관객의 정서와 잘 맞는다.
세 번째 그룹은 2026년 칸 79회 라인업을 클러스터로 챙기는 영화제 관객이다. 〈피오르드〉(황금종려상)·〈미노타우로스〉(그랑프리)·〈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여우주연상 공동)·〈코워드〉(남우주연상 공동)는 칸 79회의 4관왕 클러스터다. 이 네 편을 함께 챙기면 박찬욱 심사위원장 체제의 취향이 한눈에 정리되고, 부산국제영화제 예매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안 맞을 수 있다 — 전쟁 액션 기대 / 신파 거부 관객
첫 번째는 〈1917〉·〈덩케르크〉·〈서부 전선 이상 없다〉 같은 전쟁 스펙터클을 기대하는 관객이다. 〈코워드〉는 1차대전 벨기에 참호를 배경으로 하지만 대규모 전투 시퀀스는 영화 후반부에 한 번 집중적으로 등장하고, 그 외 구간은 두 인물의 일상·카바레 공연·대화에 거의 모두 할애된다. 전쟁의 광기를 시각적으로 압도해주길 기대하면 빈손으로 극장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신파(新派)·감정 과잉을 거부하는 관객이다. The Hollywood Reporter가 “가짜 같다(phony)”고 비판한 지점이 바로 여기 있다 —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매끄럽게 그려져서 1차대전이라는 잔혹한 배경과 정서적 마찰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이 비판에 공감하는 관객이라면 〈코워드〉가 감정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는 구간(특히 카바레 공연 장면과 후반부 한 시퀀스)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세 번째는 퀴어 로맨스라는 장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다. 〈코워드〉는 두 남자 병사의 친밀한 관계가 영화 전체의 중심축이고, 신체적 접촉·키스·정사 장면이 절제됐지만 분명히 등장한다. 〈클로즈〉의 미성년 우정 정도의 톤을 떠올렸다면 〈코워드〉의 성인 관계 묘사가 더 직접적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들어가는 게 좋다. 다만 노출 수위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보다 낮고, 영화의 핵심은 신체보다 정서에 있다.
비슷한 작품 — 클로즈·콜 미 바이 유어 네임·서부 전선 이상 없다와의 거리
〈클로즈(Close, 2022)〉와의 거리. 같은 감독, 같은 친밀한 두 인물의 관계 구조. 다만 〈클로즈〉가 13세 두 소년의 우정과 사회적 시선이 부딪치며 만든 비극이라면, 〈코워드〉는 성인 두 사람이 전쟁이라는 외부 시스템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지키는 과정이다. 톤은 〈클로즈〉보다 차분해졌고, 결말의 정서적 폭발 대신 오래 남는 다정함을 선택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과의 거리. 두 남자 인물의 관계가 영화 전체를 지탱한다는 점, 미장센이 감각적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차이는 배경과 톤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1983년 이탈리아 여름의 햇빛 가득한 한가로움이라면, 〈코워드〉는 1916년 벨기에 겨울 참호의 진흙과 안개다. 두 영화를 연달아 보면 같은 정서가 정반대 배경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2022)〉와의 거리. 같은 1차 세계대전 배경, 같은 신병의 시점. 다만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독일군 시점의 전쟁 잔혹 묘사에 집중한다면, 〈코워드〉는 벨기에군 신병 둘의 관계에 집중하고 전쟁은 배경으로 빠진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본 뒤 같은 시대를 다른 시점에서 다룬 영화로 〈코워드〉를 보면 1차대전의 두 얼굴이 한꺼번에 정리된다.
〈코워드〉는 루카스 돈트가 〈클로즈〉 이후 4년 만에 완성해 칸 79회 남우주연상을 받은 125분 짜리 1차대전 벨기에 퀴어 로맨스다. 5월 21일 칸 프리미어 13분 기립박수, 5월 23일 폐막식에서 신인 배우 엠마누엘 마키아·발랑탱 캉파뉴가 함께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 Mubi가 북미·영국·호주 등 11개 지역 배급권을 가져갔고, 한국 배급은 〈클로즈〉를 들여온 그린나래미디어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평론가 평가는 mixed-positive 구도지만 13분 기립박수와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이 영화의 단단함을 두 번 검증해줬다.
한국 개봉은 폐막 시점 기준 미정이고, 가장 빠른 경로는 2026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이다. 〈클로즈〉가 정확히 같은 경로(부산 갈라 → 1월 단독 개봉)를 따라갔던 만큼, 〈코워드〉도 같은 일정을 기대해볼 만하다. 〈클로즈〉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부산 라인업 발표(8월 말)를 기다렸다가 예매 준비를 시작하면 된다. 1차대전 잔혹 묘사 대신 두 사람이 서로를 살리는 다정함을 그린 영화 — 그 다정함이 끝까지 어떻게 남는지가 〈코워드〉라는 제목의 진짜 의미다.